신재생에너지 유지보수 인력 양성을 위한 정책 제안과 미래 전망 : 골든타임을 놓치지 마라
[인더스트리뉴스/솔라투데이 편집부] 3차례에 걸친 기획 연재를 통해 우리는 대한민국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아킬레스건을 확인하는 시간을 가졌다.
하드웨어의 눈부신 성장에 가려져 있던 ‘유지보수(O&M) 인력의 공백’, 그로 인한 안전사고의 위험과 경제적 손실은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임계점에 도달했다.

진단은 끝났다, 이제는 처방과 실행이다
자체적인 교육 인프라를 구축해 온 ‘솔라라이트’와 그 자회사들의 혁신적인 시도는 O&M 업계의 ‘미래’이자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민간기업 하나의 노력만으로는 산업 전반의 구조를 바꾸기에는 역부족이다. 교육은 공공재(Public Goods)의 성격을 띠기 때문이다.
‘탄소중립’이라는 국가적 과업을 완수하기 위해서는 설비 보급에 치우쳐 있던 정책의 무게중심을 인력 ‘양성’과 ‘관리’로 과감히 이동시켜야 한다. 정책이 시장을 만들고, 시장이 인재를 부른다. 정책이 시장을 형성하고, 그렇게 형성된 시장은 다시 인력 수요를 만드는 것이다.
본지는 솔라라이트 및 업계 전문가들과의 심층 논의를 통해 신재생에너지 유지보수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3대 핵심 정책 제언’과 ‘2030 미래 비전’을 도출했다.

[정책 제언 I] 마중물이 필요하다 : ‘유지보수 인력 양성 펀드’ 조성
① ‘하드웨어 보조금’에서 ‘소프트웨어 투자’로
현재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예산 대부분은 설비 설치 보조금이나 R&D(기술개발)에 집중돼 있다. 인력 양성 예산은 전체의 1~2% 수준에 불과하며, 그나마도 단기 이론 교육에 그치고 있다.
우리는 ‘신재생에너지 유지보수 전문 인력 양성 펀드(Fund)’ 조성을 강력히 제안한다. 펀드는 단순한 교육비 지원을 넘어, 교육 인프라 구축에 투입돼야 한다.
② 민간 주도, 정부 지원의 ‘하이브리드 모델’
실습 기자재로 고전압 ESS나 대형 태양광 인버터를 갖추기에는 막대한 초기 비용이 든다. 솔라라이트가 자체 구축한 ‘ESS 테스트베드’와 같은 실전형 교육장을 전국 거점별로 확산시킨다면, 이러한 초기 부담을 덜어주는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정부는 검증된 기술력과 교육 커리큘럼을 보유한 민간기업을 ‘거점 교육기관’으로 지정하고, 장비 구축비와 운영비를 매칭 펀드(Matching Fund) 방식으로 지원해야 한다. 이는 예산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현장 수요와 괴리된 교육을 방지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정책 제언 II] 시장을 움직이는 힘 : ‘인증제’와 ‘인센티브’
① ‘유지보수 품질 인증제’ 도입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이 통용되는 현재의 저가 수주 경쟁 시장에서는 고품질 유지보수 서비스가 설 자리가 없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신재생에너지 유지보수 품질 인증제(O&M Quality Certification)’ 도입이 시급하다.
전문 교육을 이수한 엔지니어 보유 비율, 표준화된 점검 장비 보유 여부, 사고 대응 매뉴얼(SOP) 구비 여부 등을 평가하여 등급을 매기고, 이를 공시해야 한다. 경북경산산학융합원이 운영 중인 자체 인증 기준을 국가 표준(KS)으로 격상시키는 방안도 검토해 볼만하다.
② 확실한 당근책 : REC 가중치 우대
정책의 실효성을 담보하는 것은 ‘규제’가 아니라 ‘이익’이다. 발전사업자가 비용을 들여서라도 전문 O&M 업체를 쓰게 만들려면, 확실한 인센티브가 있어야 한다.
인증된 O&M 전문기업과 계약한 발전소에 대해 REC(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 가중치를 0.1~0.2점 우대할 경우,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솔라라이트 기업부설연구소가 수행한 시뮬레이션 결과를 살펴보면, 발전사업자의 연간 수익이 약 8~10% 증가해 O&M으로 인해 발생하는 추가 비용을 상쇄하고도 수익이 남았다. 또한, O&M 전문기업에 대한 수요가 폭증해 자발적인 교육 이수자가 현재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책적 인센티브가 시장 규모와 교육 수요를 견인하는 핵심 변수임을 증명한다.

[정책 제언 III] 공공 부문의 선도적 역할 : ‘의무화’
국민의 세금으로 지어지는 공공기관, 학교, 지자체의 태양광/ESS 설비부터 모범을 보여야 한다. 현재 많은 공공 발전소가 예산 부족을 이유로 비전문가에게 관리를 맡기거나 방치되고 있다.
공공 발주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유지보수 전담 인력의 교육 이수 의무화’를 입찰 제안요청서(RFP)에 명시해야 한다. 솔라라이트와 같이 전문교육을 수료한 인력이 관리하는 업체에 가산점을 부여함으로써, 공공 시장이 전문인력의 ‘테스트베드’이자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

2030 미래 전망 : ‘일자리’와 ‘수출’의 두 마리 토끼
① 10만개의 ‘그린 컬러(Green Collar)’ 일자리 창출
2030년, 대한민국 신재생에너지발전 비중이 30%에 도달하면 어떻게 될까? 단순히 전력 믹스만 바뀌는 것이 아니다. 거대한 고용 시장이 열린다.
업계에서는 2030년까지 대규모 유지보수 및 안전관리 전문 인력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들은 과거의 단순 노무직을 일컫는 ‘블루 컬러(Blue Collar)’나 사무직을 일컫는 ‘화이트 컬러(White Collar)’와는 다른, 기술과 데이터 분석 능력을 겸비한 ‘그린 컬러(Green Collar)’이다.
특히, 솔라라이트의 본사가 소재하고 주요 활동 지역인 대구·경북 지역과 같이 산업 전환이 시급한 지방 도시에서 O&M 교육 사업은 청년 인구 유출을 막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다.

② K-에너지(K-Energy)의 완성 : 기술 수출을 넘어 ‘표준’ 수출로
한국의 신재생에너지 기술력은 이미 세계적 수준이다. 이제는 하드웨어 수출을 넘어 운영 노하우와 안전 기준을 수출해야 할 때다.
솔라라이트가 개발한 안전 프로토콜과 태양광 유지보수 교육 커리큘럼 등 O&M 전문인력 양성 체계가 ISO 등 국제 표준에 부합하도록 고도화된다면, 우리는 에너지 수입국에서 ‘에너지 관리 기술 수출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
솔라라이트는 이미 동남아시아 및 개발도상국의 독립형 전력망(Micro-grid) 프로젝트에 진출하며, 설비뿐만 아니라 현지 인력을 교육하는 프로그램을 패키지로 수출하는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한국형 O&M 시스템(K-O&M)’이 글로벌 표준이 되는 미래, 이것이 우리가 꿈꾸는 진정한 에너지 강국의 모습이다.

지금 움직여야 미래가 있다
2026년을 맞아 진행된 기획 연재를 통해 본지는 O&M의 중요성을 업계 전반에 인식시키고자 했다. 국내 발전소의 설비는 늙어가고, 전문가는 턱없이 부족한 현실이다.
우리나라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O&M ‘골든타임’은 바로 지금이다. 이 시기를 놓치면, 우리는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더욱 큰 문제는 가래로도 막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인력 양성에 대한 투자를 단순한 ‘비용(Cost)’으로 치부하지 마라. 그것은 국민의 안전을 지키고, 산업의 효율을 극대화하며 미래의 일자리를 만드는 일이다. 인력 양성에 대한 투자는 가장 확실하고 높은 투자수익률(ROI)을 보장하는 ‘미래 보험’이다.
사람이 없으면 에너지도 없다. 교육이 살아야 에너지가 산다.